면역은 건강의 대들보다. 심장이 뛰고, 허파가 호흡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만, 면역계는 사실 보이지 않는다. 무대에서 가수가 노래할 때, 한쪽 구석에서 조명을 비추는 연출 스텝들처럼 면역계는 그림자같은 존재다. 보이지 않지만, 반드시 필요한 존재, 무대를 만든 존재, 생명의 밑바탕, 면역계다. 상처에 흉터가 생기면서 아물어가는 과정은 눈에 보인다. 그게 면역이다. 면역은 몸속의 모든 질병을 치유하는 신체의 신비로움이다. 마치, 국가의 행정체계처럼 정교하고, 세밀하며, 온 몸을 방어하는 뇌의 통치력이다. 생명의 신비는 면역을 통해 드러나는 것 같다. 더 잘 살고, 풍족해진 현대인은 너무 잘 먹어서 질병에 취약하다. 너무 못 먹었던 옛날에는 힘이 없어 병들었고, 너무 잘 먹는 요즘은 넘치는 영양분으로 문제가 된다. 몸에 꼭 맞는 영양분이면 딱 좋은데, 몸에 너무 작거나 너무 큰 옷을 입으면 어울리지 않는다. 건강의 깊은 비밀을 알려면 좁은 문으로 가야한다. 좁은 문은 옛날 방식과 현대 방식을 모두 혼합해서 취합하는 것이다. 어느 하나도 소홀하게 할 수 없다. 현대의학과 전통의학 모두 깊게 고민하면서 내 몸에 맞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면역계의 기초이론은, 세균은 적군, 백혈구는 아군이다. 면역은 내것과 낯선 것을 구별해서 낯선 것을 없애는 것으로 결정한다. 상당히 이분법적 판단이다. 아군과 적군을 구별해서 물리치는 것이 백혈구의 임무다. 질병은 병균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이 일반적 의학상식이다. 그러나, 사실은 아니다. 질병은 면역계가 무너질 때 생기는 것이다. 평생 100년 남짓 산다면, 100년 동안 면역계는 헤아릴 수 없는 병균과 싸우고, 이기고, 몸을 지킨다. 질병은 지금도 사람을 칩입한다. 매일 면역게는 독소와 전쟁이다. 이처럼 면역계는 우리 몸을 철저히 지켜낸다. 아이를 엄마가 지키듯, 면역계는 CAPS처럼 즉시 출동해, 세균을 잡아낸다. 백혈구는 군인이다. 골수는 면역세포를 만드는 공장이며, 군인은 최전방에도 있고, 각 지역에 파출소가 있듯이, 백혈구는 혈액에도 있고,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배치된다. 국경선은 피부와 장기의 점막이다. 위벽과 소장의 내벽이 몸의 국경선이다. 그곳에는 세균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 철저한 성벽이 구축되어 있다.
염증은 사건의 조기봉합이다. 현대사회로 해석하면, 살인사건이 일어난 지역을 폐쇄하고, 출입금지 팻말을 붙인 다음에 그 건물 자체를 없애는 것과 같다. 몸속 면역체계는 마치 공병부대처럼 출동해서 인근지역을 조기에 종결하고, 끝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하다. 뭔가, 끝이 어정쩡하다. 몸의 세포까지 죽여서 그렇다.
전체를 지키기 위해 작은 부분을 절단하는 것과 같다. 갑자기 발생하는 코막힘, 두통, 피로 등등 이런 증상이 외부침입자와 싸운 흔적이다. 몸은 매일 곳곳에서 전투가 일어나고, 그런 전투는 현장에서 총을 든 백혈구가 몸을 던져서 방어선을 지켜낸다. 그런 거룩한 죽음이 있어서, 고름과 기침이 생기는 것이다. 염증은 외부 침입자를 막아내기 위해서 몸의 기관까지 희생시키는 부작용이 있지만, 조기에 빠르게 외적에 대처하려는 극단적 전략이다. 백혈구는 민병대라면, 림프구는 특공대다. 림프구는 미사일과 같다. 유도탄처럼 침입자만을 정조준해서 사살한다. 백혈구가 난리법석을 부리면서 몸속 세포까지 죽인다면, 림프구는 적군을 정확히 선별해서 없앤다. 반면, 림프구는 T림프구와 B림프구가 있는데, 5~7일 정도 시간이 걸린다. 이게 단점이다. 백혈구는 빠른 반면 부작용이 있고, 림프구는 느린 반면 뒷처리가 깔끔하다.
감기에 걸리면, 목이 따끔거리고 부어 오른다. 그게 사실은 감기에 대항해 싸운 림프구의 전투력이다. 백혈구가 세균을 발견하면, 그 정보가 림프구에 전달되고, T림프구는 거대한 군단으로 자가복제를 실시한 후, 백혈구와 함께 협공해서 바이러스를 물리친다. 초토화를 시킨다. 공중에서 미사일을 떨어뜨리듯, 폭격을 가하면, 사람은 목이 붓고 아프다. 바이러스 때문에 목이 부은 것이 아니고, 바이러스를 대항해 싸우려는 림프구 때문에 목이 부은 것이다. 전투가 끝났으니 곧 목이 나을 것이다. 백혈구는 건망증이 심하다. 반면, 림프구는 뒤끝이 장난이 아니다. 한번 쳐들어온 적군은 림프구가 반드시 기억해 즉시 물리친다. 한번 뒤통수를 때린 친구를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감지한다면, 그것은 림프구와 비슷한 성향일 것이다. 면역력은 면역기억력이라고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