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많은 70세 이웃집 아줌마의 경험지식은 유튜브보다 70배 낫다. 빨간고추들이 마르지 않고 골아서 얼굴이 울상인 아줌마 옆에서 “많이 속상하겠다”라고 감정을 공감하고, 군대에 갓 입대한 이병들처럼 줄을 서있는 고추들을 뒤집는 일을 잠시 돕다가, 몇가지 궁금한 것을 물었다. “아침에 과일쥬스를 만들어 먹으려는데 어떤 방법이 편할까요?” 아줌마는 자상하게 알려줬다.
“토마토는 껍질에 농약이 있으니까 십자가로 칼집을 내서 살짝 삶아서 슬슬 벗겨질거야, 당근도 삶아서 넣고, 매일 아침에 만들어서 먹으려면 번거롭고 힘드니까 한꺼번에 만들어 놓고, 냉장고에서 매일 꺼내먹으면 편하고 싶지, 안그래?”
찰토마토를 사러 간다. 당근도 사고, 내가 좋아하는 바나나, 키위도 살 것이다. 아주머니가 알려준 지혜는 간단하고 요긴했다. 매일 빨래를 하는 사람이 없다. 모아서 한다. 그처럼, 한꺼번에 과일쥬스를 만들어서, 매일 마시면 그게 보약인 것이다. 통통 튀는 토마토 쥬스, 취직을 하직도 못했냐고 간섭하기 좋아하는 아줌마는 역시 내가 잘되길 바라는 따스함이 감춰져있음을 나는 알고 있다.
“이 여름을 어떻게 보내요?”
건물주 사모님이 나에게 안부를 묻는다. 과일을 사서 집에 오는 길에 만났다. 나는 강아지처럼 팔을 쫙 펼치면서 “바닥에 엎드려 선풍기 2개를 틀고, 초강풍! 하나는 덮개도 없는 선풍기예요, 선풍기는 제 아내, 껴안고 살았어요”
사모님은 호호호 웃더니, “선풍기도 계속 트니까 열기가 나와요”라고 말하면서, 양산을 쓰고 어딘가로 떠났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아침산책이 시작됐다. 과일은 집에 두고, 걷는 길, 뭔가를 보겠다고 기어이 담장 너머로 기웃거리는 담쟁이 덩쿨따라 “깍” 까마귀 울음소리가 낙옆처럼 울려퍼진다. 월곡산 기슭, 아침 일곱시, 토요일, 2024년 8월, 나는 광복절 뒷날이다. 나에게 광복절이란, 취직일 뿐이다.
1945년, 1948년?
정답없는 정치인의 언쟁, 다툼은 멈추지 쪽이 정답이겠지, 지는 쪽이 이기는 것이지!! 나는 차라리 고려건축까지 올라가려다가, 월곡산이나 올라가기로 길을 튼다. 푸른색 옷을 입고 지나가는 마을버스 10번은 그런 다툼이 없다. 다투는 자는 누구든지 미움의 식민지여서, 사랑의 광복을 누릴 수 없다. 광복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랴. 겉보기 등급일 뿐…. 들풀들에게 광복을? 누구든지 역사적 논증을 떠나, 오늘 광복을 누리며 기뻐하며, 광복절을 안겨둔 그 시대 피와 생명을 존중하며 사는 자가 광복절의 주인공이 아닐런지…..
부모가 죽고, 두 자식이 서로 상속재산을 차지하겠다고 유언장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서 소송을 벌이는 것처럼, 참 씁쓸한 광복절 뒷끝이다. 어른이 없군, 나라에 어른이 없군! 소년이 지도자가 된 이 나라의 미래는 ‘미래소년코난’처럼 MZ세대가 결국 모든 것을 떠맡아, 다시 세울 수밖에~~~ 침묵의 마스크 시대, MZ은 언쟁없는 사랑의 나라를 이루길~~~ 큰 나무 그늘을 내려주는, 누구든지 편히 쉴 수 있는 그런 정치의 쉼터가 되길~~ 바래본다.